학회 설립 취지
고조선단군학회는 고조선과 단군에 관한 열린 토론의 장으로서 1997년 창립되었다. 한민족의 민족적 정체성을 학제적으로 탐구하고 민족의 통합과 발전이라는 실천적 과제에 대하여 대안을 모색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민족 정체성 정립 작업과 실천적 과제에 대한 접근을 통해 민족사가 물려준 특이한 전통을 재인식함으로써 한민족사를 새롭게 정립시키고자 한다.
고조선단군학회의 민족 정체성 탐구 작업과 대안 모색 작업은 이 같은 인식을 공통 분모로 하여 역사학, 철학, 종교학, 문학, 민속학, 예술학, 교육학, 정치학 등 인문사회과학의 각 방면을 아우르면서 전개하고 있다. 학회가 발행하는 전문학술지 명칭에 표방된 ‘고조선단군학’은 고조선과 단군 문제에 대한 학술적 연구라는 좁은 의미를 넘어 한민족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전반을 학제적으로 탐구하는 개방된 토론의 장을 지향하고 있다. 고조선단군학회의 이 같은 학술적 지향성은 객관성과 과학성을 추구하는 학문 본연의 요구에 충실하되, 민족과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는 학문으로의 실천적 관심 또한 놓치지 않고자 하는데 기인한 것이다.
위와 같은 취지하에 고조선단군학회는 매년 전후반기 2차례씩 기획된 주제를 내걸고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매 2개월마다 정기 학술모임을 열고 있다. 2026년까지 80여 차례가 넘는 학술대회를 개최하였고 그 연구 결과들은 학회지 『고조선단군학』을 통하여 학계에 소개해 왔으며, 2026년까지 모두 60호의 학회지를 간행한 바 있다. 고조선단군학회는 우리의 이 같은 관심사가 국내의 학계는 물론 지구촌 곳곳에서 활동하는 한인 학자들에게 공유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분단된 남과 북이 단일민족의식에 토대해서 단일의 민족사를 정립하기 위한 학술교류의 장을 열어 가고자 한다. 후자의 문제는 1998년 봄 북한 학계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제안되었다. 그리고 그 첫 결실이 2002년 10월3일에 평양에서 [제1차 단군과 고조선에 관한 남북공동학술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성사되기도 하였다. 고조선단군학회는 분단된 남쪽을 넘어서, 또 한반도의 범위를 넘어서, 그리고 지구촌 전체로까지 민족 문제에 관한 열린 토론의 장을 확장해갈 것이다.
『고조선단군학』(구 『단군학연구』) 창간사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마다 단군의 자손이라는 민족의식의 결속력은 항상 이 나라의 운명을 광명으로 이끌어온 생명력의 원천이었다. 조국의 허리가 잘려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는 세월도 반세기가 지났지만 국조 단군에 대한 남북의 역사 인식에 큰 괴리가 없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단군학회가 고고의 성을 울리며 탄생한 것은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 역사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아울러 연구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단군학회가 단군과 민족문제에 관한 ‘열린 토론의 장’을 자처하면서 창립된지도 만 2년이 지났다. 당초 단군학회의 창립을 발의한 발기인들이 공유했던 공동의 문제의식은 개인주의, 서구중심주의, 물질만능주의 같은 가치관의 확산이 속도를 내면서 장차 민족사회가 해체될 상황에 처해있다는 위기의식이었다. 그리고 그 같은 위기의식은 민족적 정체성의 고양과 그에 토대한 공동체통합 및 도덕재건을 선도해 가는 ‘민족주의적’ 지식인 학자그룹이 우리 지식사회와 학계 안에는 취약하다는 인식과 함께 이를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우리는 특히 민족적 정체성과 통합의 구심점인 단군 민족의식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단군 및 민족사 인식에 있어서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심히 우려하였다. 국조와 종조를 구별하지 못하는 얄팍한 지식인들에 대해 학계가 당당히 나서서 진로와 방향을 제시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단군학회는 그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학자들의 공동 발기로 창립되었다. 창립시 학회는 (1) 단군과 한민족의 민족적 정체성에 관한 학문적 연구, (2) 한민족이 당면하고 있는 민족적 과제에 관한 연구, (3) 민족사회의 조화로운 통합과 발전을 위한 국민계몽, (4) 홍익인간 이념의 구체적인 연구방향 등을 학회의 목적으로 집약하였다. 또한 향후에 추진할 사업으로 (1) 개천절기념 학술회의의 정기적 주최, (2) 단군과 한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협동연구, (3) 21세기의 민족적 과제들에 대한 협동연구, (4) 단군과 민족사 문제에 대한 남북한 합동 학술회의 추진, (5) 학회지 발간 및 학술발표회, 계몽강연의 개최 등을 설정하였다.
그 동안 학회는 나름대로의 최선은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창립된 후 2년 동안 단군학회는 2차의 개천절기념 학술회의를 비롯한 5차례의 학술회의를 열었고, 3차례의 월례발표회를 개최하였다. 그 중에는 [단군학연구의 현황과 과제] (1997.12). [단군학 연구의 제문제] (1998.4). [환단고기의 사료적 검토] (1999.5). [한국종교의 단군인식] (1999.10) 같이 학계의 주목을 끌었던 세미나도 있었다. 무엇보다 감회가 깊은 것은 건국 50년만에 ‘홍익인간’ 학술회의(1999.12)를 단군학회가 주관하여 역사적 의미와 미래의 민족발전 방향을 논의한다는 사실이다. 본 학회의 가장 큰 장점은 대학과 연구소의 학자만의 활동무대가 아니라 재야의 의견이 개진되고 토론 참여가 가능한 개방된 학술모임이라는 점에서 단군학의 연구 분위기를 한단계 끌어올렸음을 자부한다. 이같은 취지는 학회의 발전과 민족의 역사 인식에 긍정적인 동참의식을 제고하였다.
학회는 또 창립직후 북측의 사회과학원에 대하여 단군과 민족문제에 대한 학술교류를 제안하였고, 그 같은 제안은 북측의 협조를 받아 내년(2000년) 개천절에 평양에서 남북 학술교류 모임을 갖기에 이르렀다. 단군학 연구가 이땅의 백성들에게 남북이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과 서로 협조의 대상이라는 시민의식을 다시 일깨우는 일대 전환점이 되기를 갈망하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구절을 인용하면서 창간호 『단군학 연구』를 상재한다.
1999년 10월 3일
단군학회 회장 김정배